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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코로나 전담병원 간호사입니다
20.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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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동의 :

20316

청원시작 :

20.12.25

청원종료 :

21.01.24

저는 코로나 전담병원 간호사입니다.

경기도 코로나 전담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간호사입니다.
코로나19가 국가적 재난상황인 만큼 공공병원인 저희병원은 2020년 3월경부터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전환되어 운영되고 있습니다.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채택되어 코로나 환자를 돌보는 것은 병원 내 의료진을 비롯한 직원들
모두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으나, 공공기관으로서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 위해 여러 시행착오 끝에 나름의 체계를 만들어 나가며 지금껏 견뎌오고 있었습니다.

현재 코로나19가 점차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으로 퍼져나가면서 확진자의 급속한 증가로 병원 내 인력들만으로는 환자를 돌보기가 어려워졌고, 8월경부터는 ‘파견간호사’를 파견받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너무도 감사한 일임을 압니다. 기존의 원내 의료진들의 과중한 업무를 조금이나마 완화시키기 위한 정부의 배려임을 압니다.
코로나에 대한 공포와, 먼 타지라는 외로움에 맞서며 파견근무에 지원한 선생님들에
대한 감사함은 물론 존경심을 느낍니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기존의 의료진들의 상황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파견 간호사’. 감사하고도 소중한 인력이지만, 현재 코로나 확진자 수가 급격하게 늘어남에 따라 쏟아지는 업무량에 점차 소진되고 있는 기존의 인력들에게 필요한 존재는
‘우리의 일을 맡길 수 있는 인력’입니다.

파견 인력들 중에서는 이전에 대구, 경북에서의 경력으로 코로나 환자 간호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방호복 착탈의 교육이 필요치 않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또한
방호복 착용 경험이 없다고 하더라도 업무 경력이 있어, 주사를 비롯한 기본적인 간호처치가 가능한 분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분들은 방호복 착용 경험뿐 아니라 간호사로서의 업무 경험 또한
미숙하여 파견 즉시부터 며칠 동안 신입 간호사에게 하듯, 기초적인 것부터 교육이 필요했습니다. 기존의 업무량도 과중한 저희에게는 그것이 큰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확진자 수가 늘어나는 만큼 중환자 수도 급증함에 따라 중환자 병상이 부족하다는 뉴스를 본적이 있으실 겁니다. 그러한 상황에 비롯하여 중환자실에서 보아야 할 컨디션의 환자들을 일반 코로나 병동에서 마주하고 있습니다. 높아진 중증도에 따라 직접적인 주사 등의 간호처치가 많아지고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인 주사처치(정맥주사, 근육주사, 피하주사-인슐린 등의 용법이나 용량)에 대해서도 무지한 분들을 적지 않게 보았습니다.

실제 경험에 의거한 몇 가지 예를 들자면,

1. “주사 한 번도 안 놔봤는데..”
-> 간호사로서의 가장 기본적인 혈관주사 경험조차 없는 경우
“장갑이 두꺼워서 주사를 못 놓겠어요”
-> 기존 간호사들은 최소 세 겹의 장갑을 착용한 상태로 혈관주사 및 주사처방을 시행해왔음.

2. 일명 ‘콧줄’이라고 하는 L-tube 위관영양 시 역류 또는 흡인을 막기 위해 앉은 자세를 취해야 함. 그러나 그러한
기본 지식 없이 똑바로 눕힌 상태로 간호를 시행하려는 것을 발견하여 제지함.

3. 고위험약물이 섞인 수액 및 일반 수액의 주입속도를 조절하지 못함. (조절 잘못할 시 심장에 무리가 가는 수액
약물-칼륨과 같은 전해질 약물, 조절 속도에 따라 혈당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인슐린 등)

4. 당뇨환자들도 쉽게 사용 가능한 BST 측정(혈당검사) 못함

위의 예시는 극히 일부 사례이며, 이처럼 기본적인 업무 수행조차 어려워하는 인력들이 많습니다.
업무를 맡긴 후 적지 않은 횟수로 오류가 발견되어 간단한 업무지시 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단독으로 업무 수행이 어렵다 보니 기존간호사가 파견간호사의 처치를 재차 확인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저희의 일은 오히려 가중됩니다.

방호복 착용 후 입,퇴원 반복과, 중증환자 care (위관영양, 기관내 흡인, 기저귀 교환, 소변줄 관리), 식사시간이 되면 식사 보조 및 체위변경 등 정규적인 업무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업무들외에도 cctv를 보다가 환자 상태에 따라 들어가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기존 간호사로서의 업무를 하기에도 벅찬 상황인데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파견간호사를 지원받게 되면 기본적인 업무에서부터 간호사로서의 트레이닝까지 제공해야 합니다.
그것은 파견간호사를 한 달 간격으로 받을 때마다 똑같이 반복되었습니다.
이는 기존 인력들의 소진을 더욱 촉진하는 일이었습니다.

그에 더해 저희를 더욱 기운 빠지게 하는 것은 ‘보상의 격차’ 였습니다.
기존의 코로나 전담병원 인력들은 파견 인력들이 받는 임금의 1/3도(야간근무수당 포함) 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받고 일을 합니다.

지난 달, 코로나 상담수당이라는 이름으로 3,4,5월 총 3개월 동안의 코로나 수당이 정부를 통해 지급되었습니다. 일당 약 4만원 가량으로 계산된 금액이었습니다.
현재까지도 코로나 환자를 계속적으로 돌보고 있음에도, 그 이후의 수당은 책정되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파견간호사로서 받는 수당은 일당 30만원에 숙박비와 출장비는 따로 지급되어 9-11만원, 합치면 최소 약 일당 40만원 정도의 금액으로 월 700-900만원 가량입니다.
이 중 코로나 환자를 대면하는 것에 대한 기존 간호사 ‘월’ 5만원(병원마다 상이함), 파견간호사 ‘일’ 5만원의 위험수당이 책정되어 지급되고 있습니다.

병원 사정을 잘 알고 있는 기존의 직원들이 당연히 더 많은 업무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러한 차이는 회의감 또한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오로지 금전적인 보상을 위해서만 일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적으로 눈에 보이는 보상에서 이리 차이가 나니 기존 인력들의 탈력감은 더욱이 크기를 키워가고 있습니다.

금전적 보상 외에 기존 코로나 병동 의료진들에게 특별휴가 2일이 지급되었다고는 하나 현재
정해진 휴일조차 반납해야 하는 상황이며 경기도를 제외한 코로나 전담병원 의료진들은 이조차도 받지 못하였습니다.

1년 가까이 코로나 병동에서 근무하며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 놓여진 저희로 하여금 ‘같은 업무를 하는데.. 병원에 딸린 소모품으로 취급되어 우리의 희생은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인가‘라는 생각까지도 하게끔 하여 더욱 지치게 만들고 있습니다.

긴 글을 마치며 정부에게 간곡히 부탁드리고자 하는 사항 두 가지를 다시 말씀드립니다.

첫째, 기존 인력의 업무를 덜고자 한다면, 파견 간호 인력 선발에 대한 기준을 상향해 주십시오. 저희에게 필요한 것은 실무에서 도움이 될 인력입니다.

둘째, 기존의 코로나 대응 인력은 선택의 자유 없이 긴 시간을 확진자 돌봄에 힘써왔습니다.
파견 인력들에 대한 처우와 같진 않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제시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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